모 정치인 아들의 퇴직금이 이슈다. 정확히는 모르는데 30대 초반에 퇴직을 했다고 한다. 일한 기간은 6년이 채 안 되는 걸로 알고 있다. 그렇다면 대충 계산해서 20대 중반 즈음에 일을 시작해서 6년 정도 일하고 퇴직을 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런데 퇴직금이 50억이라니….
인생살이가 허망하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하고 욕이 나오기도 한다. 얼마 전에 공교롭게 50억만 있으면 남은 생, 정말 재미있게 편하게 살다 갈 수 있겠다는 글을 썼었다. 그 글에선 소장품이 팔려나간 가격과 내 삶에서의 50억의 의미를 비교했었다. 그때도 뭔지 모를 허망함과 씁쓸함이 마음을 눌렀는데, 이 번엔 조금 더 현실적인 대상과의 비교라 그런지 분노마저 느껴진다.
과연 평생을 일하고 퇴직하면 50억은 고사하고 5억이나 받을 수 있을까? 평번한 서민이라면 말 그대로 꿈꾸기도 어려운 금액이다. 몸 상해가며 일해 받은 퇴직금이라고 하는데, 어이가 없는 정도가 아니라 억장이 무너지는 소리다. 어떤 회사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대충 들어 보면 크게 몸을 쓰는 일을 하는 회사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 회사에서 평생은 말할 것도 없이 20년, 10년을 일한 것도 아니다.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인 6년 정도를 일하고 받은 퇴직금이 50억이란 사실을 어떻게 이해해야 되는 건지 도무지 모르겠다.
그런 그가 요즘 한참 뜨거운 드라마인 ‘오징어 게임’을 빗대 자신은 철저하게 계산된 오징어 게임 속의 ‘말’ 일뿐이었다는 망발까지 했다. 솔직히 말해서 50억을 받는 정도라면 너도 나도 오징어 게임 속의 말이 될 것이다. 최소한 나는 게임 속의 말이 될 가능성이 높다.
드라마에선 게임을 통해 우승을 하게 되면 456억을 받게 된다. 기억에 의하면 일주일이란 기간 동안 6개의 게임을 이겨 우승자가 되면 돈을 받게 된다. 물론 게임에 지면 죽음이라는 어마어마한 페널티를 받게 된다. 일주일이란 기간, 6개의 게임, 패자敗者가 되면 죽는다는 규칙과 현실에서 몇 년 혹은 몇십 년이란 시간의 노력을 들여 받는 퇴직금은 비교가 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일부 기득권이란 사람들의 말도 안 되는 행태를 보면 평생을 일해 몇 억도 되지 않는 퇴직금을 받는 것과 죽음이라는 페널티를 걸고 456억이라는 명확한 상금을 받는 게임을 저울질 해 볼만도 하다.
자, 선택을 해 보자.
1. 정치인의 아들로 다시 태어나 6년간 몸 상해가며 일해 50억 받기
2. 한 직업이건 여러 직업이건 간에 평생을 몸 바쳐 일해 5억 도 안 되는 퇴직금 받기
3. 목숨을 걸고 일주일이란 짧은 시간 동안 짜릿한 게임을 통해 456억 쟁취하기
여러분들의 선택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