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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8년 2010년 12월, 30대 초반의 나이로 백수가 됐다. 자발적인 백수였다. 하던 일이 죽기보다 싫어 때려치우고 다른 길을 찾고 싶었다. 그런데 우선 그만뒀다. 때려치우고 나가서 뭘 어떻게 할지 등의 체계적인 계획보다 일단 벗어나고 싶었다. 지금 생각하면 30대의 패기, 아니 객기였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객기마저 부릴 수 있는 상황이 부럽다.   2011년 6월, 즐거웠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부터 알바를 시작해서 대학생 시절 내내 알바를 하고 대학교 역시 졸업하기 전에 취업이 됐다. 해서 고3 수능을 보고 난 이후로 2010년 12월에 일을 그만두기 전까지 딱히 쉰 적이 없었다. 그런 삶에 대한 보상심리 때문인지 30대 초반의 나이에 백수 생활이 마냥 즐거웠다.   2011년 9월, 즐거운 마음은 딱.. 더보기
휴가를 위해 치료에 집중했다. 3주 정도 전인가 아침에 자고 일어나는데 온몸이 부서지는 거 같았다. 일단 등이 너무 아팠다. 등 전체가 물이 마른 논밭이 쩍쩍 갈라지듯이 가로 세로로 통증이 왔다. 으어어어... 나도 모르게 그냥 신음이 흘러나왔다. 그뿐이 아니었다. 코와 입이 만나는 지점은 꽉 막혀 매캐한 느낌을 줬다. 아직 끝이 아니다. 목은 역류성 식도염이 재발한 거 같았고 플러스알파 목감기까지 와서 가래가 들끓었다.   트리플 크라운 달성이었다. 코, 목 그리고 등. 평소에 잊을 만하면 질환이 생기고 아픈 부위들이라 끄응 신음을 입에 물면서 일어났다. 일단 버텨 보자. 약 먹는 걸, 병원 가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30대 초중반 까지는 해열제, 두통약, 소화제 등은 일절 먹지 않았다. 열이 나는 거야 하루 잘 씻고 땀 좀 .. 더보기
#groro, 늘 그렇게 장미는... 3년 전에 쓴 글이 있다. 글을 쓰기 시작한 지 9개월 정도 된 시점이었다. 혼자 글을 쓰다 지역의 글쓰기 강의를 들으며 브런치 작가가 된 시점이기도 했다. 브런치 작가가 되고 브런치에 처음으로 올린 글이기도 하다. ‘그래도 장미는 핀다.’  3년 전이니까 기존의 한국 나이로 따지면 마흔셋의 나이였고 이번에 적용된 만 나이로 따지면 마흔 하나로 막 불혹인 마흔을 넘어 선 시점이었다. 이러나저러나 마흔은 넘었던 시점의 어느 하루의 이야기였다.  불안했다. 실체적이면서 당면한 문제는 없었지만 무언가 터질 거 같은 내재된 불안을 끌어안고 살고 있었다. 아니 분명히 실체적이면서 당면한 문제가 많았는데 외면하고 무시한 걸 수도 있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딸아이를 키워야 하는 시점이었는데 하필이면 그때 일이 하.. 더보기
드럽게 재미없네 가끔 내가 쓴 글을 가만히 들여다본다. 늘 그렇지만 드럽게 재미없다. 바른 표현은 드럽게 가 아니라 ‘더럽게’ 일 것이다. 그런데 왠지 ‘드럽게’ 라고 표현을 해야 조금 더 맛이 산다. 시를 쓰는 주제도 아니면서 대충 문학적 허용이라고 눙치고 넘어가 본다. 이런 표현을 보면 글쓰기를 가르쳐 주시는 작가님이 또 한 마디 하실 것이다. 그래도 그냥 쓸련다. 나는 말을 안 듣는 학생이니까. ‘작가님, 죄송합니다.’ 비슷한 주제의 글을 벌써 몇 번째 쓰는 건지 모르겠다. 주변의 모든 것이 글의 소재가 된다는 아주 그럴듯한 명제 뒤에 숨어 본다. 그리고 최근 내 머릿속을 헤집는 것이 바로 ‘글쓰기’ 자체다. 그러니 지금 이렇게 몇 번에 걸쳐 비슷한 주제로 글을 쓰는 것이 어쩌면 너무나도 당연한 결과다. 머릿속에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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