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썸네일형 리스트형 축제 “아이고, 이게 얼마만인가요? 집에 별 탈은 없으시지요.” “이렇게 무슨 일이 생겨야만 보게 됩니다.” “좋은 일로 보면 좋으련만, 사람 사는 게 좋은 일만 있는 게 아니니….” “다들 바쁘게 사는 데 이렇게라도 보는 게 어딥니까?” “돌아가신 분 덕분에 이렇게 인사를 합니다.” “형수님, 형님은 잘 계시지요?” 경사慶事뿐만 아니라, 조사弔事에서도 흔히 하는 대화들이다. 한 편 세상과의 인연을 마무리하고 돌아가신 분을 보내드리는 곳에서, 지극히 세속적인 일로 싸우기도 한다. “아니 그러니까, 그 땅은 우리가 가져가는 게 맞습니다. 형님!” “아주버님, 입은 비뚤어져도 말은 바로 하라고 했습니다. 아닌 말로 아버님 병시중, 그거 누가 다 들었습니까?” “너는 내가 늘 이야기하지만, 그 버릇 못 고쳐먹으면 .. 더보기 벚꽃과 함께 하는 청주 푸드트럭 축제 축제다. 그야말로 축제다. 사실 면면을 들여다보면 그냥 그런 규모의 축제다. 그런데 시기가 그냥 그런 축제를 조금은 남다르게 다가오게 해 줬다. 여러 꽃이 있지만 봄의 여왕이라고 해야 되나? 겨울의 추위를 이겨 내고 돌아온 백기사라고 해야 되나? 여하튼 봄이면 누가 뭐라고 해도 벚꽃의 아름다움이 압권이다. 봄인데 새하얀 눈 같은, 눈꽃이라는 이름을 붙여도 손색이 없을, 어쩌면 겨울의 눈보라를 뚫고 당당하게 돌아온 백기사의 온몸에 수북이 쌓인 눈일지도 모르는 팝콘무더기는 나도 모르게 눈이 돌아가는 그 무엇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전국 여기저기에서 벚꽃축제가 열리는 거 같다. 청주도 무심천변 도로가 대표적인 벚꽃 거리다. 우암산 산책로에도 벚꽃이 꽤 피지만 쉽게 갈 수 있는 보다 대중적인 장소는 무심천변 도.. 더보기 죽음과의 동거 20여 년 전에 개봉한 ‘파이트 클럽’이라는 영화가 있다. 20여 년이란 긴 시간 속에 서로 어디에서 무엇을 했는지 최근에야 만난 영화다. 주인공은 극심한 불면증에 시달리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불면증은 ‘reset’이 없는 삶 속으로 집어던져 버린다. 잠을 통해 새로운 다음 날을 시작해야 하는데, 매일의 새로움을 강탈당하는 것이다. 주인공은 너무 고통스러워 병원엘 찾아간다. 잠을 잘 수 있는 약을 처방해 달라고 부탁한다. 의사는 들은 체 만 체하다, 야채 더 많이 먹고 운동을 조금 더 하라는 교과서적인 처방이 아닌 조언만 하고 자리를 뜨려 한다. 너무 답답한 나머지 고통이 극심해 죽겠다는 이야기를 하자, 자리를 뜨려던 의사가 매주 화요일에 ‘고환암 환자’ 모임이 있는데 한 번 나가보고 고통을 이야기하라..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