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썸네일형 리스트형 가난하게 살았어. 2 가난했는데 더 가난해졌다. 기울 가세도 없는데 그게 또 기우는 마법을 부렸다. 마른오징어도 짜면 물이 나온다고 했던가? 이미 바닥이었는데 바닥 밑에 지하가 있음을 실감했다. 초등 2학년 말 이사를 갔다. 더 작은 집으로. 살던 곳도 단칸방이었는데 더 작은 단칸방으로 이사를 갔다. 어렸음에도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이쯤에서 아빠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다. 간략하게. 배움에 목말랐지만 배움이 짧았던 사람이다. 아빠 역시 가난한 집안의 아들이었다. 요즘 같으면 드라마나 영화에서나 볼 법한 이야기, 돈이 없어 공부를 못 했다. 지금이야 대학교 졸업이 별스러울 것도 없는 시대지만 아빠 세대는 고등학교 졸업조차 못 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내가 꽤 성장할 때까지 아빠가 고졸인 줄 알았다. 물어보면 아빠.. 더보기 가난하게 살았어 1 우리 집은 가난했다. 물론 찢어지게 가난하진 않았다. 그래서 가난하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 자체가 정말 가난한 분들께(정확히는 나보다 가난한 분들께) 누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그들의 가난과 고통에 비하면 내 그것은 새 발의 피일 수도 있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써 보려 한다. 사람은 간사해서 그들의 가난은 내 가난이 아니고, 내가 살아오면서 겪은 가난은 내 가난이기에 내가 느낀 나의 가난으로써 이야기를 해 보려 한다. 기억이 나는 어린 시절부터 더듬어 보려 한다. 얼마 전 까지도 그랬지만 늘 세 들어 살았다. 우리 집, 내 집이 없었다. 방 한 칸의 셋방. 그럼에도 지금 이야기하려는 어린 시절에 세 들어 살 던 집은 나름 행복했다. 없이 산 집이었지만 주인집과 정말 사이가 좋았다. 요즘..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