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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로

바질은 콩나물 식목일에 맞춰 아이 유치원에서 바질을 키워 달라고 바질 키우기 키트를 보내왔다. 아주 간단한 키트였다. 작은 봉투에 모든 게 다 담겨 있었는데 봉투를 뜯으면 흙이 들어 있었고 동봉된 바질 씨앗을 봉투 안의 흙에 뿌리듯이 심어 놓고 자라는 걸 관찰하는 키트였다.  처음엔 화분이나 다른 추가적인 무언 가가 필요할 줄 알고 미뤘다. 아빠가 나름 식집사 행세를 하고 있어서 자연스럽게 바질을 심는 건 내 몫이 됐다. 미루고 미루다 아내의 언제 해 줄 거냐는 잔소리 혹은 핀잔 중간 즈음의 타박을 듣고서야 알았다고 볼멘소리를 하며 봉투를 뜯었다.  봉투를 뜯고 나서야 추가적인 화분 등이 필요 없고 봉투 자체에 담겨 있는 흙에 그저 씨앗만 뿌리면 되는 거라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머쓱함을 가리기 위해 아하~ 이거 별.. 더보기
산책? 드라이브? 데이트! 아내는 오전부터 오후까지 일을 하고 나는 오후부터 밤까지 일을 한다. 괜찮은 것 같으면서 별로다. 아침 8시에 일어나면 세 가족 모두 나갈 준비를 한다. 아내는 아이의 간단한 아침을 챙기고 나는 먼저 씻는다. 씻고 나오면 아이는 아침을 먹고 있다. 그러면 아내가 씻으러 들어간다. 아이가 아침을 얼추 먹으면 세수도 시키고 옷도 입힌다. 아내가 나와 마저 준비를 하면 나도 아이도 나갈 준비를 마무리한다.   아이 등원을 함께 배웅하고 아내는 일터로 나는 집으로 돌아온다. 집으로 들어온 나는 자잘한 집안일을 하고 주변 청소를 조금 한 뒤 전날에 쓰다 만 글을 정리하거나 책을 약간 읽고 낮잠을 잔다. 하원 시간에 맞춰 나가 아이를 나 혼자 받을 때도 있고 일을 마치고 들어 온 아내와 같이 받을 때도 있고 나도 .. 더보기
#groroPick, 마이 리틀 가든 ‘마이 리틀 가든’. 그로로에서 진행한 이벤트 중에 가장 큰 이벤트가 아닌가 한다. 물론 내가 그로로와 함께 한 이후를 기준으로 삼았기에 틀릴 수도 있다. 전체 규모로 본다면 기수를 더해가는 그로로팟과 그 규모가 비슷해 보이지만 그로로팟의 단일 기수와 비교해 보면 마이 리틀 가든이 조금 더 큰 규모의 이벤트로 느껴진다.   이런 느낌을 주는 이유 중에 하나가 심리적인 벽도 한몫했다고 본다. 그로로팟은 경험이 많은 프로 식집사 건 경험이 전혀 없는 쌩초보 식집사건 간에 별 부담 없이 신청할 수 있다. 딱 하나, 귀찮음만 이겨 내면 된다. 단순하지만 식물의 씨앗을 흙에 묻고 정성을 쏟은 과정을 글로 작성해 올려야 한다는 귀찮음...   그에 반해 마이 리틀 가든은 다소 전문가적인 포스가 조금 필요하다.(난 .. 더보기
#groroPick, 그로로팟 그로로가 식물 이야기를 담아내는 공간이라는 걸 명확하게 설명하는 이벤트다. 그로로 측이 두세 가지 정도의 씨앗을 준비하고 메이커들은 그중에 하나를 선택해 참여 신청을 한다. 신청하는 모든 인원이 함께 하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그중에 일부만 선발을 한다. 정확한 선발의 기준은 모른다. 그저 식물을 잘 키우고 싶다는 의지 정도를 진솔하게 피력하면 경험 상 간택될 가능성이 높은 거 같다. 당연히 식물을 많이 키워 본 경험이 있는 분들은 선택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니 나도 한 번 생명의 신비로움을 느껴 보고 싶다 하는 분들은 진행할지 어떨지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만약에 한다면 다음 5기를 노려보는 것도 좋을 거 같다.   그로로팟이 진행되는 동안 메이커들은 본인이 선택.. 더보기
#groroPick, 내가좋아하는사람 그로로는 식물 이야기를 글을 통해 공유하는 플랫폼이다. 글의 소재로서 식물이 주가 되는 플랫폼이지만 여하튼 글을 공유하는 공간이기에 글 자체에 집중해 일상적인 글을 올리는 메이커(그로로에서 글을 올리며 활동하는 유저를 일컫는 말이다.)도 많다. 그로로 측에서 선정해 준 주제에 맞게 글을 쓰면 매주 주제별로 4개의 글을 Pick 한다. 그중에 식물과 관계없는 일상적인 주제를 바탕으로 지난주에 올라온 글 중에 그로로 에디터들이 선택한 글을 소개한다. 주제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다.        1. 메이커 이야기하는 늑대 - 관계저자는 담담한 어조로 본인의 관계와 관계에 대한 생각 그리고 소중한 가족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https://groro.co.kr/story/10361 #groro,.. 더보기
#groro, 늘 그렇게 장미는... 3년 전에 쓴 글이 있다. 글을 쓰기 시작한 지 9개월 정도 된 시점이었다. 혼자 글을 쓰다 지역의 글쓰기 강의를 들으며 브런치 작가가 된 시점이기도 했다. 브런치 작가가 되고 브런치에 처음으로 올린 글이기도 하다. ‘그래도 장미는 핀다.’  3년 전이니까 기존의 한국 나이로 따지면 마흔셋의 나이였고 이번에 적용된 만 나이로 따지면 마흔 하나로 막 불혹인 마흔을 넘어 선 시점이었다. 이러나저러나 마흔은 넘었던 시점의 어느 하루의 이야기였다.  불안했다. 실체적이면서 당면한 문제는 없었지만 무언가 터질 거 같은 내재된 불안을 끌어안고 살고 있었다. 아니 분명히 실체적이면서 당면한 문제가 많았는데 외면하고 무시한 걸 수도 있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딸아이를 키워야 하는 시점이었는데 하필이면 그때 일이 하.. 더보기
#groro, 관계 “아니 애초에 관계에 목을 매지 마세요.자존감을 바탕으로 혼자 서세요.혼자 살아가라는 게 아니라 외로움을 받아들이세요.인간은 필연적으로 외로운 존재입니다.이걸 받아들이지 못하니관계에 목을 매고 관계에 엮이고 고통스러워하는 겁니다.외로움을 받아들이고 자존감을 확인할 때,비로소 그 누구와도 자연스러운 관계를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   어떤 유튜브 영상을 보고 본인이 달아 놓은 댓글이다. 다른 글에도 인용한 적이 있는 내용이다. 초중등 시절엔 특별히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거 같고 고등학교 시절에 생각을 조금 많이 했던 거 같다. 대단한 이야기는 아니고 이런 거다. 재미있어 보이는 친해지고 싶은 무리의 아이들과 함께 하고 싶어 하는 마음 같은 거였다. 문제는 그런 마음을 내 보이지 않고 자연스.. 더보기
#groro, 만났다육 지난해부터 눈에 들어온 지역 행사가 하나 있다. ‘생명문화도시 청주, 농업을 만나다.’라는 부제를 가진 도시농업 페스티벌이다. 그러고 보면 내가 살고 있는 청주는 생명, 문화 이 부분을 도시 특색으로 삼으려고 부단히 노력하는 거 같다. 올해 14회째를 맞이하는 청주청원생명축제도 그렇고 담배를 만들던 공장인 연초제조창을 문화제조창으로 탈바꿈시켜 여러 문화행사 및 공예비엔날레도 격년으로 치르는 거 보면 지향점이 명확한 거 같다. 의도한 건지 모르겠지만 문화제조창 바로 옆에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이 들어선 것도 우연이라고 하기엔 너무 절묘하다. 도시 이름에 맑다는 뜻의 한자淸가 들어가고 직지의 고장이라 그런가 싶은 생각을 해 보면 틀리지 않은 방향성 같다.   뭐 여하튼 한 두어 번씩은 가보고 참여해 본 장소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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