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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

#groro, 늘 그렇게 장미는... 3년 전에 쓴 글이 있다. 글을 쓰기 시작한 지 9개월 정도 된 시점이었다. 혼자 글을 쓰다 지역의 글쓰기 강의를 들으며 브런치 작가가 된 시점이기도 했다. 브런치 작가가 되고 브런치에 처음으로 올린 글이기도 하다. ‘그래도 장미는 핀다.’  3년 전이니까 기존의 한국 나이로 따지면 마흔셋의 나이였고 이번에 적용된 만 나이로 따지면 마흔 하나로 막 불혹인 마흔을 넘어 선 시점이었다. 이러나저러나 마흔은 넘었던 시점의 어느 하루의 이야기였다.  불안했다. 실체적이면서 당면한 문제는 없었지만 무언가 터질 거 같은 내재된 불안을 끌어안고 살고 있었다. 아니 분명히 실체적이면서 당면한 문제가 많았는데 외면하고 무시한 걸 수도 있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딸아이를 키워야 하는 시점이었는데 하필이면 그때 일이 하.. 더보기
도대체 뭐지? 은근한 불안함이 있다. 앙금 같은, 끈덕지게 늘러 붙는 찌꺼기 같은 불안한 마음이 있다. 늘 안고 살아온 것 같다. 어제도 그랬고, 오늘도 그랬고, 내일도 그럴 것이다. 이 은근하면서도 끈덕진, 그래서 짜증 나는 이 불안함을 없앨 수 있는, 치워낼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늘 고민한다. 늘까지는 아니지만 자주 고민을 한다. 그런데 답은 알고 있다. 그 은근한 불안함이라고 하는 건, 내가 지금 해야 될 것들을 뒤로 미룸으로써 생긴다는 걸. 그걸 알고 있음에도 자꾸 미루면서 그 불안함을 안고 있는 이유가 더 궁금하다. 충분한 경험을 바탕으로 지금 해야 될 것들을 뒤로 미룸으로써 생기는 불안보다 해야 될 것들을 당장 해치움으로써 생기는 마음의 평온함이 더 크다는 것을 알고 있다. 평온함을 넘어 뿌듯함까지 이.. 더보기
불안 글을 쓰기 시작한 이후로 내 글 속에 ‘가장’까지는 아니지만 많이 등장하는 단어가 ‘불안’이다. 글을 쓰기 시작한 이유는 내 속에 있는 것들을 털어내기 위함이었다. 속에 있는 것들을 털어냄으로써 무엇들이 들어 있는지 알고 싶은 욕망 때문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머리가 상자라면 뚜껑을 열면 될 것이고, 가슴이 서랍이라면 손잡이를 잡아당기면 속을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머리는 상자가 아니고 가슴 역시 서랍이 아니기에 그 속을 들여다보는 과정이 녹록지는 않다. 한약재를 오랜 시간 동안 고아서 짜내듯이 쥐어 짜내야 겨우 뭐가 들었는지, 그나마도 알까 말까 한 수준이다. 때로는 답답한 마음에 손가락을 집어넣어 헤집다 게워 내는 경우도 있고, 더럽게 싸지르는 경우도 있다. 글 쓰는 건 고상한 작업인 줄 .. 더보기
가족의 무게 ‘카톡, 카톡, 카톡, ….’ 아침부터 분주하게 카톡이 운다. 무슨 일인가 하여 들여다보니 친한 친구들과 함께 하는 카톡방에 대화가 오가고 있다. 가장 친하지만 그래서 무던한 건지 1년에 두 번, 설과 추석에만 대화가 오가는 카톡방이다. 대화 내용을 보니 서울에서 내려와 살던 친구가 집을 옮긴다는 이야기이다. 짐을 조금만 더 옮기면 되는데 도와 달라는 내용이다. 뒤늦게 대화를 봐 다른 친구가 가기로 했다. 나는 하릴없이 시답지 않은 농담 몇 마디 주고받고 말았다. 약간의 아쉬움과 미안함이 섞여 그냥 넘기기 뭐해 소소한 ‘서프라이즈’를 준비하기로 했다. 이사선물엔 화장지가 제격이고, 적적한 밤에 맥주 한잔 하라고 내가 좋아하는 수입맥주 4캔까지 더해 선물을 준비해 말없이 가기로 했다. 이사 당일, 원래 오.. 더보기
행복이란 무서운 꿈을 꾸었다. 꿈은 깨고 잠시의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 생각이 나지 않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번엔 조금 달랐다. 물론 그마저도 내용이 완벽히 기억나는 건 아니었다. 뿌옇고 희미한 느낌보다는 어두운 느낌에 조금 더 가까운 날이었다. 낮밤의 구분이 가지도 않았다. 지인들인지, 모르는 사람들인지 적지 않은 사람들과 버스를 타고 어딘가를 가고 있었다. 말 그대로 목적지를 향해간 게 아니라 그냥 가고 있었다. 약간의 시간이 지났을 무렵, 일순간 버스도 주변의 사람들도 모두 사라지고 도착했다. 그냥 도착했다.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목적지를 향해간 게 아니니 그냥 도착한 게 맞다. 눈앞에 복도가 나타났다. 무심코 복도를 걸어가며 주변을 둘러보니 양 옆으로 문이 보였다. 그런가 보다 하고 앞으로 걸어가는데 문이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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