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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ㅇ ㅠ ㄴ ㅎ ㅕ ㅇ ㅅ ㅓ ㄱ 엄마는 조금 드센 성향의 사람이다. 그렇다고 되나 가나 치 받는 성격은 아니다. 본인의 관점에서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가만히 있지 않는 성격이다. 그런 엄마도 아들에겐 한없이 약한 모습을 보인다.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은 맹목적이라는데, 엄마가 딱 그런 경우다. 짝사랑보다 위험한 맹목적인 사랑을 아들에게 한없이 보내는 그런 엄마다. 짝사랑은 나름 사리분별을 하는 사랑이다. 일정 선을 넘어서지 못하는 사랑이니. 그에 반해 맹목적인 사랑은 사리분별 따위는 없다. 말 그대로 일편단심이다. 그럼에도 엄마는 아들을 품에만 안아 키우지는 않았다. 그래서인지 감사하게도 아들은 ‘마마보이’가 되진 않았다. 그런 엄마의 아들인 나는 ‘윤형석’이다. 아내는 밝은 사람이다. 남편이 가지고 있는 옅은 어.. 더보기
관조觀照 성치 않은 몸이지만 먹고는 살아야 하기에 움직인다. 병이 들어 성치 않은 건지, 나이가 들어 성치 않은 건지 모호하다. ‘이렇게 살아갈 바에야 죽자.’하는 생각도 들지만 생각은 생각으로 그칠 뿐, 생生은 비참할수록 질기다고 했던가. 모진 목숨이라도 이어 가겠다는 의지인지 아집인지 모를 무언가에 끌려 죽지 못해 살아가는 삶, 움직여야 한다. 도와주는 이라도 있으면 염치 불고하고 고단한 삶이라는 핑계로 기대기라도 할 텐데 가족마저 외면한 몸, 그 누가 있어 도와주랴. 그도 한 때는 멋있는 남편으로 믿음직한 아빠로 불렸던 적도 있었지만, 현실의 냉정함은 지금 막 벼려 낸 칼보다 날카로워 실패에 실패를 거듭한 남편을, 아빠를 가족은 결국 외면하고 말았다. 님이라는 글자에 점 하나만 찍으면 남이라는 대중가요의 가.. 더보기
사람 몸은 이상하다. 세상 맛있고 깨끗한 게 들어가지만 세상 더럽고 냄새나는 게 나온다. 사람 몸은 이상하다. 얼굴에만 구멍이 일곱 개인데 물이 새어 나오질 않는다. 사람 몸은 이상하다. 사람 몸도 어떤 존재가 만든 건지 자연발생적으로 생긴 건지 만들어진 물건일 텐데 이음새가 없다. 사람 몸은 이상하다. 짧고 짧은 인생이라지만 백 년 쓸 수 있는 물건이 그리 흔한가 싶다. 이쯤 되면 사람의 존재가치, 의미, 의도가 의심스럽기도 하다. 왜 만든 거지? 누가 만든 거지? 조물주가 창조했나. 신이 빚었나. 지구의 물과 흙의 부스러기인가. 지구도 우주적인 관점에선 부스러기 수준이니 사람은 부스러기의 부스러기인가? 파고 들어갈수록 이상한 걸 넘어 덧없어진다. 덧없는 몸뚱어리 짊어지고 사는 내가 더 이상한 거 같다.. 더보기
행복이란 무서운 꿈을 꾸었다. 꿈은 깨고 잠시의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 생각이 나지 않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번엔 조금 달랐다. 물론 그마저도 내용이 완벽히 기억나는 건 아니었다. 뿌옇고 희미한 느낌보다는 어두운 느낌에 조금 더 가까운 날이었다. 낮밤의 구분이 가지도 않았다. 지인들인지, 모르는 사람들인지 적지 않은 사람들과 버스를 타고 어딘가를 가고 있었다. 말 그대로 목적지를 향해간 게 아니라 그냥 가고 있었다. 약간의 시간이 지났을 무렵, 일순간 버스도 주변의 사람들도 모두 사라지고 도착했다. 그냥 도착했다.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목적지를 향해간 게 아니니 그냥 도착한 게 맞다. 눈앞에 복도가 나타났다. 무심코 복도를 걸어가며 주변을 둘러보니 양 옆으로 문이 보였다. 그런가 보다 하고 앞으로 걸어가는데 문이 .. 더보기
‘나는 누구인가?’ 뜬금없는 소리 같을 것이다. 쓰고 있는 글의 제목이 ‘글’인데 밑도 끝도 없이 갑자기 나의 존재에 대한 물음을 던졌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렇게 던지는 게 맞다. 최소한 나에게만큼은…. 나의 존재에 대한 물음이 내가 글을 쓰고자 하는 이유이면서 그 답을 찾아가는 게 목적이고 목표이기 때문이다. 아직 한참 젊은(‘어린’이라고 쓰고 싶지만 조금 과하다 싶어 참는다.) 나이지만 요즘 들어 부쩍 내가 누구인지 알고 싶어 진다. 그렇다고 내가 어디에서 왔고 우주적인 관점에서 어떠한 존재인지 등의 근원적이며 철학적인 의미의 나를 찾고자 함은 아니다. 그저 단순하게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나 스스로 알고 싶을 뿐이다. 이런 의문을 가진 이유는 답답함에 있다. 세상을 어찌 살아가야 하는지, 그런 답답함이.. 더보기
그래도 장미는 핀다. 불혹不惑, 미혹되지 아니함, 나이 마흔을 일컫는 말이다. 내 나이 어느덧 마흔 하고도 넷이다. 나이 먹는 부분에 대한 특별한 거부감은 없다. 시간의 흐름에 따른 자연스럽고도 완숙한 한 살 한 살의 채워짐이 좋다. 다시 못 올 지나간 시간의 추억이 다소 아쉬울 뿐, 파여 가는 주름도 늘어 가는 흰머리도 한 편으론 대견스럽다. 잘 살아왔건 못 살아왔건 지금을 살고 있는 나를 증명해주는 시간의 훈장 같아 싫지 않다. 그런데 과연 마흔을 넘은 나이에 걸맞게 삶에서의 여러 유혹들에 미혹되지 아니한지는 잘 모르겠다. 솔직히 나이를 먹을수록 미혹됨이 더 하면 더 했지 덜 하진 않은 것 같다. 익히 알겠지만 사십이불혹四十而不惑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성인군자로 추앙받는 공자孔子가 한 이야기다. 성인군자에 한참 못 미치는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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