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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어쩌다 여행일기

과천 ~ 서울랜드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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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2일

 

 

 제목에 느낌을 표현하고 싶었다. 아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서울랜드의 유명한 카피다. 아마 처음에 개장했을 때 광고 카피일 거 같은데 그 시대 사람들은 서울랜드 하면 저 카피가 각인이 돼 있을 거다. 주말이니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서울랜드에 가기로 했다.

 

 

 잠깐 옆으로 새서 뜬금없는 이야기를 해 보려 한다. 40대 중반을 향해가는 이 시점에 너무 늦은 이 시점에 한 가지 파악한 사실이 있다. 파악이라기보다 파편적인 내용을 정리했다고 하는 게 맞을 거 같다. 그 내용은 돈을 버는 일은 세 가지로 구분된다는 것이다. 첫째가 전문직, 두 번째가 투자자, 세 번째가 창작자이다. 전문직이라 함은 말 그대로다. 공부를 잘했건 일정 과정을 통과했건 자격을 취득해 전문적인 일을 하는 행위 혹은 사람들을 이야기한다. 예를 들어 의사, 변호사, 세무사, 회계사 등등 아는 게 별로 없어 이 정도만 이야기한다. 어른들이 좋아하는 소위 ‘사’ 자 들어가는 직업들이다.

 

 

 투자자는 부동산과 동산 등을 가지고 노는 사람들을 이야기한다. 유형의 재물을 사고팔고, 무형의 재화의 가치에 돈을 넣고 빼고, 역시 아는 바가 전문직의 종류보다 없어 이 정도로만 이야기해야 될 것 같다. 최근의 예를 들어 이야기하면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가 아마 대표적인 투자 방식일 것이다.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가 최근에만 이루어진 건 아니지만 최근에 이전보다 많이 부각되는 건 사실이기에 예로 들었을 뿐이다.

 

 

 마지막이 창작자다. 세상에 없는 무언 갈 만들어 내 대중들의 공감을 사면 돈이 된다. 세상에 없는 노래를 만들어 많은 대중들이 들어주면 돈이 되고 역시 세상에 없던 이야기를 지어내 많은 대중들이 읽어 주면 돈이 된다. 이런 창작자의 형태는 무궁무진하다. 나도 어찌 보면 뒤늦게 어쩌면 가장 어려울 수 있는 창작자의 길을 걸어 보려 하는 중인데 예상대로 쉽지는 않다.

 

 

 지금 현재로는 앞에서 예로 든 세 가지 유형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다. 그래서 어쩌면 자유롭지 못하다고 할 수 있다. 금전이 종교처럼 떠받들어지는 이 시대에 돈을 잘 번다는 건 그만큼 삶이 편해지고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이야기와 같다. 전문직이라고 주말을 마음껏 쉴 수는 없지만 전문직에 걸맞게 일하는 패턴을 어느 정도 주도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다. 투자자는 뭐 주중, 주말을 가릴 일이 아니고 창작자 역시 마찬가지다.

 

 

 너무 거칠게 분류한 경향이 없지 않아 있지만 여하튼 앞의 세 유형 어디에도 난 속하질 않는다.(정확히는 못한다.) 동물에게 사료를 줄 때 급여한다고 한다. 나 역시 한 달에 한 번 급여를 받는다. 일반적인 직장인과는 약간 결이 다르지만 근본은 다르지 않다. 일정 정도의 급여, 딱 먹고살만한 정도의 급여를 받고 있다. 그마저도 많이 받으려면 주중이고 주말이고 없이 주구장창 일을 해야 한다.

 

 

 그렇게 주말도 없이 일을 하다 코로나를 기점으로(코로나는 핑계고 그냥 일이 하기 싫어졌다. 그 덕에 글이란 걸 써 보겠다고 마음먹고 이러고 있다.) 일정 부분 일을 내려놨다. 그때부터 주말에 쉬기 시작했다. 그 시간이 근 2년이 다 돼가는 것 같다. 아이 출산이 임박한 시점부터 출산 후 두 돌이 다 되어 가는 지금까지 주말에 일을 쉬고 있다. 긍정적인 부분은 주말에 쉰다는 자체가 될 것이고, 그런 시간을 바탕으로 육아에 도움을 줬고 현재도 주고 있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아이가 자람에 따라 아이에게 이거 저거 보여 주고 싶어 주말이면 여기저기 나다닌다. 이런 시간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알 수 없기에 에버랜드를 다녀온지 얼마 안 된 시점에 서울랜드를 가기로 했다. 주말에 서울랜드 가기로 했다는 간단한 이야기를 이렇게 길게 하고 있다.

 

 

 아내가 어디서 들었는지 보육교사 자격이 있으면 서울랜드 입장권이 할인된다는 이야기를 했다. 아내가 마침 보육교사 자격이 있다. 확인해 보니 상시 할인은 아니고 일정 기간 동안 할인이 진행되는 거 같은데 그 일정기간이 꽤 긴 것 같았다. 알아보니 올해 10월에도 적용이 됐다. 적용이 되는 걸 확인하는 순간 서울랜드에 놀러 갈 계획을 수립했고 짐을 싸기 시작했다. 이동 동선 등의 계획은 아내가 보통 짰으며 가져갈 물건들이 세팅되면 내가 짐을 싸면 된다. 이 번엔 아내가 아이 거뿐만 아니라 우리 가족 모두의 도시락을 싸기로 했다. 특별한 건 아니고 유부초밥과 모닝 빵을 이용한 작은 샌드위치였다. 당일 일정이었기 때문에 그 이상 짐은 없었다.

 

 

 서울랜드에 가기로 한 일요일 아침에 이런저런 준비를 하면서 기상예보를 봤다. 과천 날씨를 보니 오전까지는 비가 오고 점심 이후에 갰다가 저녁 6시경에 다시 비가 온다는 예보였다. 대충 도작하는 시간부터 떠나는 시간까지는 비 걱정을 할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준비를 마무리했다. 청주에서 과천까지는 시간이 꽤 걸렸다. 2시간 남짓 걸리는 거리였다. 아이가 카시트에서 어느 정도 견뎌줄지 예상할 수 없었기에 중간에 휴게소에서 한 번 정도 쉴 생각을 해야 했다. 그러면 넉넉잡아 2시간 30분이 걸려 도착할 것 같았다. 어~ 하다 보면 3시간이 걸릴 수도 있는 노릇이었다.

 

 

 출발이다. 우선 달릴 수 있을 때 달려야 한다. 언제 아이가 힘들다고 보챌지 모르기 때문에 움직일 수 있을 때 최대한 많이 움직여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속도를 엄청 내거나 그런다는 건 아니다. 옛날이야기를 좀 하자면 첫 직업이 영업직이었다. 청주를 기반으로 충북 전역을 영업지역으로 하는 일을 했다. 일도 빨리 마치고 싶었고, 어린 나이에 차도 처음 생기고 하다 보니 치기 어린 마음에 속도를 꽤 내고 달렸었다. 좋은 차가 아니어서 속도가 올라가니 불안 불안했다. 그럼에도 괜찮겠지 하고 꽤 속도를 내고 달렸다.

 

 

 그렇게 불안함을 안고 차가 버거워하는데도 불구하고 속도를 내서 부앙~하고 달리곤 했는데, 도착시간은 기껏해야 몇 십분 단축되는 게 다였다. 순간, 아~ 이건 아니다 싶었다. 속도를 내면 일단 불안하다. 기름도 많이 먹는다. 차도 힘들어한다. 속도를 내면 당연하지만 사고확률도 높아진다. 속도가 난 상태에서 사고가 나면 다치는 걸 넘어서 죽을 확률이 높아진다. 이 모든 걸 감수한 결과가 고작 몇 십분 목적지에 일찍 도착하는 것이다. 차도 상하고 기름 값도 더 들고 마음도 편하지 않고 죽을 확률도 높아지는데 반해 얻는 이득이 너무 소소했다.

 

 

 그 이후로 난 과속을 하지 않는다. 고속도로에선 규정 속도를 지키거나 10Km/h 정도 아래로 달린다. 앞에 너무 큰 트럭만 있지 않으면 추월도 웬만하면 하지 않는다. 이런 관점에서 내가 속도를 낸다는 건 운전에 최대한 집중한다는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운전에 집중하면서 아이가 보채지 않기를 바라면서 달렸다. 아이가 잠이 들면 최고이긴 한데 잠이 딱히 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웬걸 그렇게 2시간을 아이는 아무렇지 않게 간식을 먹어가며 까불면서 창밖도 보면서 잘 버텨 줬다. 우린 휴게소를 들르지 않고 서울랜드에 도착했다. 기록이다.

 

 

 2시간 정도 차를 탔는데 아이가 보채지 않은 건 처음이다. 또 한 번 아이가 성장하고 있음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이렇게 기특할 수가 없다. 문제는 다른 곳에서 터졌다. 도착은 예정대로 2시간 만에 했는데 주차장까지 가는데 차가 한참 막혀 30분 정도 더 걸릴 판이었다. 이제 더 이상 아이가 견디기 힘들 텐데 아니나 다를까 보채기 시작했다. ‘이제 다 왔어, 도착이다.’라는 말을 몇 번이나 했는데 현실은 주차장으로 가는 길에 콕 막혀서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이 돼 버렸다.

 

 

 보채는 정도가 강해지는 아이를 달래며 느릿느릿 앞 차의 뒤꽁무니만 보면서 운전을 했다. 아이가 타기 좋은 놀이기구는 동문에 인접해 있다고 해서 동문 주차장으로 가는 길이었다. 가는 중간에 정문 주차장을 지나쳤는지 모르겠지만 후문 주차장은 확실히 지나쳤다. 두 개 정도의 주차장을 지나치고 나서야 동문주차장이 이제 앞에 있다는 이정표를 확인할 수 있었다. 몇 미터 남아 있지 않았지만 차들이 꽉꽉 들어차 있으니 빠르게 갈 방도는 없었다. 지나쳐 온 후문 주차장에 주차를 할 걸 그랬나 하는 후회를 하며 하염없이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산속에 길을 낸 건지 에버랜드 주차장 가는 길과는 그 느낌이 사뭇 달랐다. 에버랜드 주차장은 그야말로 허허벌판에 있는데 여기 서울랜드 주차장은 산속에 숨겨 놓은 느낌이 들었다. 아! 됐고 중요한 건 빨리 도착을 하는 거였다. 하~ 이거 언제 가나 이러고 있는데 앞에 관리인이 손짓을 했다. 앞차도 아니고 뒤차도 아닌 나에게 명확하게 손짓을 했다. 이 쪽으로 오라는 것이었다. 내려 걸어오란 소리는 아닌 것 같았다. 차를 스윽 밀었더니 차를 끌고 오라고 한 소리가 맞았는지 이 쪽에 차를 대라는 것이었다.

 

 

 조금 작은 공간이 있었는데 차가 많은 날엔 공간이 보이면 적당히 차를 주차하게 해 주는 것 같았다. 내 차가 경형이나 소형차는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다. 관리인 아저씨 예상대로 그 자리에 쏙 들어갔다.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리고 아이를 잽싸게 카시트에서 풀어 주고 우리도 내렸다. 내리고 보니 동문 주차장을 50여 미터 앞둔 곳이었다. 그래, 이 정도면 됐다 싶었다. 저 50여 미터를 더 가서 동문 주차장에 주차를 하려면 못해도 20~30분은 걸릴 것 같았다. 그 시간에 50여 미터를 걷는 게 충분히 빠르고도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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