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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품송 어르신, 많이 상하셨습니다 그려. 500년 왕조의 흥망성쇠를 다 보셨을 만큼의 시간을 사셨으니 안 상하면 그것도 이상합니다. 상하길 바라는 건 아닙니다.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흥할 때도 지켜보시고, 망할 때도 지켜보시고, 성할 때도 지켜보시고, 쇠할 때도 지켜보시기만 하는 어르신은 어찌 보면 신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자연발생적인 생물이 아니라면 신의 섭리에 의해 만들어진 것일 텐데 본인의 뜻과 손을 빌어 만들었음에도 우리 인간을 무심하게 바라보기만 하는 신과 같아 보여 드리는 말씀입니다. 신이라는 존재가 정말 있다면 무심하게라도 지켜보는지 모르겠습니다. 많은 아픔, 절망, 질병, 전쟁, 죽음... 어르신도 그렇게 500년 왕조를 지켜 보신 건 아닌지... 물론 제가 감히 원망을 하는 건 .. 더보기
속리산은 말이다! 2022년 9월 25일 주말을 맞아 산책할 만한 곳을 물색했다. 여기저기 부담 없이 가볍게 20~30분 정도 운전해서 갈 수 있는 곳을 찾았다. 가 본 곳도 있고 안 가 본 곳도 있는데 어느 쪽이든 딱 하고 와닿는 곳이 없었다. 날이 가을을 향해 가는 시점이라 산책하기 좋은 날씨를 그냥 보내기가 아쉬워 어디를 갈지 계속 고민을 했다. 그러다 머리를 번뜩하고 스친 생각, 속리산을 가자! 그렇다. 속리산은 우리 뒷동산이다 는 거짓말이고 전국에 있는 명산 중에 청주 사람들이 거리상으로 가장 부담 없이 갈 수 있는 산이다. 더 가까운 산을 찾아보면 있긴 있을 것이다. 사회 시간에 배우지 않았는가? 우리 국토 면적의 70%가 산지라고. 그러니 분명히 속리산보다 가까운 산이 있을 것이다. 청주만 봐도 청주에선 유명.. 더보기
마계 도시, 인천 2 2022년 8월 13일 ~ 15일 다음 날 아침이 밝았다. 쉬기 위해 온 여행이지만 쉴 틈이 없다. 가야 할 곳들이 있다. 아주 한국인다운 자세다. 사실 난 여행지에서 시간 맞춰 이거 저거 보러 다니는 성향은 아니다.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기고 하니 아내와의 경험도 경험이지만 특히 아이에게 뭐라도 하나 더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성향이 변한 것 같다. 원래 첫 번째 일정은 짚라인을 타러 가기로 했다. 그런데 아침부터 급한 문자와 연락이 와서 뭔가 하고 봤더니 짚라인 진행요원 중에 일부가 코로나에 걸렸다고 운영을 못 하게 됐다는 연락이었다. 부랴부랴 계획을 변경했다. 시간이 되면 들러 보자 했던 ‘금풍 양조장’을 가기로 했다. 100년 정도 된 막걸리 만드는 곳이라고 했다. 내가 또 한 술 하면서 술도 좋아.. 더보기
마계 도시, 인천 1 2022년 8월 13일 ~ 15일 지금은 주말에 쉬고 있지만 얼마 전까진 주말에도 일을 했다. 그런 나에게 여름의 1주일 휴가는 가장 긴 휴가 기간이다. 그렇기에 그 휴가만큼은 꽉 차고 뜨겁게 보내야 한다. 이번 휴가는 분명히 뜨겁게 보냈다. 보통은 이렇게 여름휴가가 끝나면 휴일은 있어도 특별히 휴가라고 할 만한 기간은 내기가 어렵다. 하지만 이번엔 광복절이 월요일이라 토요일부터 3일간 쉴 수 있었다. 뜨거웠던 1주일의 휴가였지만 마지막 서울에서의 시간이 아쉬웠는지 아내가 세운 2차 휴가 계획을 평소와는 다르게 못 이기는 척 받아들였다. 목적지는 ‘마계 도시’ 인천이었다. 인천이 왜 마계 도시인지 정확히는 잘 모른다. 인터넷 등에서 지나치며 보는 글, 기사, 영상 등을 통해 그런 이미지가 각인된 게 아닌.. 더보기
불타는 서울 2 2022년 7월 29일 ~ 31일 1부에서 이어집니다. 결과는 마이크 타이슨이 실제 그런 말을 했는지 어땠는지는 모르겠지만 인터넷상에는 타이슨이 한 것처럼 이야기되는 명언(?)대로 됐다. 다들 들어 봤을 것이다.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 처 맞기 전까지는’ 어떻게 처 맞았는지 이야기를 이어가 보도록 하겠다. 롯데타워 아쿠아리움까지는 좋았다. 나름 계획된 시간에 도착해 아이와 함께 다양한 물고기들을 봤다. 아이는 둘째치고 나 역시 처음으로 ‘벨루가’를 봤다. 정말 뭐랄까 경이롭고 신비롭고 대단한 동물 같았다. 지능도 어느 정도 있다고 하는데 여하튼 아름다웠다. 즐겁게 아쿠아리움을 관람하고 나니 얼추 저녁시간이 다 됐다. 아내와 나 둘 뿐이었다면 아마 원래 계획대로 저녁이 조금 늦어지더라도 숙.. 더보기
불타는 서울 1 2022년 7월 29일 ~ 31일 #서울, 서울, 서울 (20220729~30) 에버랜드에서 돌아온 늦은 저녁, 거의 밤이 다 돼 청주에 도착했다. 하루 일정이었지만 아이 짐을 비롯한 간단한 짐을 빠르게 풀었다. 아이 목욕을 시키고 재워야 했기 때문에 머뭇거릴 시간이 없었다. 그러면서 이제 남아있는 휴가기간 동안 무엇을 할까 고민을 했다. 귀여운 아이 몸 구석구석을 깨끗이 씻기면서 어떤 일정을 짜면 남아있는 휴가기간을 재미있게 잘 보냈다고 소문이 날까 고민을 했다. 문득 서울에 가고 싶었다. 서울은 우리 대한민국의 수도이면서 당연하게도 대도시이다. 세계에서 손에 꼽히는 소위 ‘메가시티’다. 그 사실 자체로 서울은 본래의 기능과 관계없이 관광지가 될 수 있다. 문제는 서울의 어디를 갈지를 결정하는 것이었다.. 더보기
불타는 에버랜드 2 2022년 7월 28일 # 1부에서 이어집니다. 일단 왔으니 우선 기다리기로 했다. 기다리다 아이가 힘들어하면 빠져나오면 될 일이었다. 그렇게 기다렸다. 정말 고맙게도 아무 일 없이 기다렸다. 긴 시간 동안 아이는 한 번의 투정도 없이 엄마, 아빠 품에 번갈아 안겨 가며 때로는 바닥에 서서 잘 기다려 줬다. 우리가 사파리 차를 탈 순서가 거의 다 됐을 때 잠들려 한 것을 제외한다면 정말 아무 일 없이 잘 기다려 줬다. 너무 기특했고 너무 고마웠다. 마지막에 이제 우리 순서가 돼서 차를 타기만 하면 되는 그 시점에 아이가 잠들려 해서 ‘안 돼! 안 돼! 잠들면 안 돼! 어흥 사자 봐야지’ 하고 깨우니 앞에 커플이 웃었던 일을 제외하면 정말 아무 일도 없었다. 그렇게 근 1시간 30분을 기다려 사자와 호랑이.. 더보기
불타는 에버랜드 1 2022년 7월 28일 # 꿈과 환상의 나라, 에버랜드(20220728) 강원도에서 마지막 날, 숙소에서 체크아웃을 준비하면서 아내와 이야기를 했다. 청주에 돌아가면 남아 있는 휴가기간 동안 뭐하지? 이번 휴가의 가장 큰 목적은 아이에게 바다를 보여주는 것이었고 일단 그 목적은 달성했다. 그리고 다음 일정은 정하지 않은 상태였다. 애초에 휴가기간 처음 3일을 열심히 달리고 4일째인 목요일은 하루 정도 집에서 쉬기로 했다. 그때 나머지 일정을 정하자 뭐 이 정도까지만 이야기해둔 상황이었다. 어디든 숙소를 이용하면 마지막엔 내가 들렀다 가는 흔적을 남기는 걸 싫어하는 성향이다. 열심히 설거지를 하고 그릇이나 집기 등을 원래 자리에 옮겨 놓으면서 불현듯 한 가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결과론적으론 떠올리면 안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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